연쇄살인범 강호순이 7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챙긴 것을 계기로 보험사기 예방 및 적발 시스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이 가운데 한 민간업체가 진단서 등을 위ㆍ변조해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료정보업체인 메드뱅크와 IT전문기업인 LG CNS가 공동으로 출자해 지난해 5월 설립한 HNIP(대표 박용남ㆍ성병욱)의 의료보험청구 대행 서비스 사업이 그것.
이 서비스는 보험사와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해 보험금 청구 등을 자동ㆍ전산화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개인의료보험 청구 체계는 국민건강보험과 달리 절차가 복잡하다. 개인의료보험 청구를 위해서 환자는 영수증과 진단서, 입ㆍ퇴원 확인서 등의 서류를 직접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준비한 서류는 대부분 환자 본인이 직접 보험사로 전달해 보험금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위ㆍ변조해 보험금을 타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전산화해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에 필요한 문서를 의료기관이 직접 전달하면 이 같은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HNIP 측의 설명이다.
사람 손을 거치지 않은 만큼 중간에 서류가 위ㆍ변조될 수 없고 보험사 측에서도 이를 믿고 보험금을 집행할 수 있어 환자와 병원, 보험사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얘기다.
HNIP서비스 시스템은 병원에서 이중 전자서명으로 의료 문서를 허위로 발급하거나 제3자가 위조하는 것을 원천 봉쇄했고 문서 전달 과정에서 위ㆍ변조 방지 및 외부 유출 차단을 위해 송수신 데이터를 암ㆍ복호화했다.
또 HNIP서비스 시스템은 환자의 의료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은 매우 중요한 문제.
이에 대해 구본일 HNIP 수석부사장은 "환자 개인의 의료정보는 HNIP서비스가 진행되는 어떤 곳에도 저장되지 않는다"면서 "데이터 암호화 및 문서 인증 방법으로 이미 검증된 공개키 방식(PKI)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정보를 해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HNIP서비스 시스템은 병원에서 보험금 청구 정보를 종이 문서로 발급할 때 소요되는 비용이나 보험사가 이를 전산화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보험사와 의료기관 간 '고속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 2000여 개 의료기관에 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HNIP는 3월 말까지 4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53곳과 400병상 이하 중소병원 235개에 HNIP서비스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일에는 전국 다수의 의료정보업체 19곳이 이례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각 병원마다 차별화된 시스템을 공급하며 경쟁 관계에 있는 의료정보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국책 사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처음이다.
구 수석부사장은 "다수의 의료정보업체가 자신들의 차별화된 시스템에 HNIP서비스 시스템을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이를 통해 최단 기간 내 전국 의료기관에 HNIP 표준시스템 구축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근주 MK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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