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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고비 넘겼지만… 아들아, 고사리 손 다시한번 움켜쥐렴"
작성자 | 불루데스크 200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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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겼지만… 아들아, 고사리 손 다시한번 움켜쥐렴"
생후 15개월 김태선군, 수두증·심장중격결손 등 앓아
여러 합병증 때문에 웃음 잃은채 작고 여린 몸 움츠려

한국아이닷컴 윤태구 기자 ytk5731@hankooki.com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53병동 신생아 중환자실. 수두증(뇌척수액의 흐름이 막혀 뇌 안에 뇌척수액이 고이는 질병)을 앓아 신생아의 것이라 믿기 어려운 앙상한 다리를 드러낸채 바동거리는 작은 천사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나온지 열다섯달 된 김태선(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군. 태선이는 33주만에 태어나 한 동안 엄마의 따뜻한 품을 느껴보지도 못한채 침대에 누워 차가운 주사바늘과 인공호흡기에 몸을 의지하고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했다.

분명 새 생명의 탄생은 축복받은 일이다. 하지만 태선이와 가족들에게는 축복보다는 고통에 더 가까웠다.

보통 미숙아들의 경우 한 두 가지 정도의 병을 앓는다. 하지만 태선이는 출생 당시부터 수두증, 입천장갈림증, 심장중격결손 등 완치가 되더라도 갖가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는 무서운 병들이 온몸 가득했다.


특히 염색체 이상과 같은 선천적인 질병으로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다.

게다가 태선이는 목젖이 없을 정도로 목에 커다란 구멍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정도가 매우 심해 우유도 제대로 빨지 못한다.

현재 태선이의 자가수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수젖병을 이용한 수유도 불가능해 코에 관을 삽입한 상태에서 수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영양섭취마저 원활하지 않아 두 해동안 자란 몸이 겨우 7.3kg 정도다.

부모는 이런 태선이가 스스로 우유라도 먹을수 있게 입천장갈림증을 하루빨리 수술 해주고 싶지만 흡입성 폐렴이 자주 발생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상태가 좋아져 입천장갈림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 병의 특성상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할지 모른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유기환 교수는 "(태선이는) 염색체 이상과 더불어 여러 병을 가지고 태어났다"며 "입천장구개열의 정도가 심해 먹으면 토하는 흠입성 폐렴의 증세를 보인다. 게다가 제대로 된 영양 공급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동안 태선이의 곁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삶의 의지를 지켜온 것은 아버지 김용복(46)씨와 어머니 센티아(35)씨이다.

태선이네 가족들에게 그동안의 시간은 고통 그 자체였다. 태선이의 상태가 그나마 조금 나아졌지만 아홉살인 누나(김은진)와 여덟살 형(김경태) 역시 미숙아로 태어났고, 태선이마저 누나와 형의 뒤를 잇자 부모는 지칠대로 지쳤다.

특히 디스크 때문에 자신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아버지는 태선이의 잦은 병치레로 회사조차 제대로 다닐 수 없는 상태다.

약 9년전쯤 한 종교를 통해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 센티아씨는 필리핀인이다. 예전 필리핀에 살때 수술을 통해 좌측 어깨 부위에 난 혹(정확한 병명은 알지 못함)을 제거했지만 아직 일부가 남아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태선이 때문에 자신의 수술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태선이 부모는 아이가 여러 합병증 때문에 고생하고, 병원비 걱정에 한 때 필리핀으로 이민 갈 생각도 했다.

김씨는 "(태선이 엄마 고향인) 필리핀으로 아이들이 모두 가고, 홀로 남아서 일을 해 돈을 보낼 생각도 해봤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막내아들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싼티아씨는 매일같이 목이 메인다.

이미 태선이의 치료비로 집안 살림은 풍비박산이 난 상태이다. 김씨의 한달 수입으로 병원비에 다섯 식구의 생계비를 감당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태선이의 치료를 생각하면 김씨 부부는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웃음도 잃은 채 작고 여린 몸을 자꾸 움츠리는 태선이는 겨우 이어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고사리 같은 손을 꼬옥 움켜진다.

그동안 몇번씩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앞으로 수술을 포함해 향후 1년 정도 치료를 더 받아야만 상태가 조금 나아질 수 있다.

김씨는 "우리 부부에게 닥친 시련이 감당하기 힘들지만 태선이가 겪고 있는 고통보다 힘들진 않을 것 같다"면서 "우리 막내가 병원 침대를 벗어나 두 발로 건강하게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매일 밤 기도를 올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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