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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본 보험분쟁 "전화상담 '네~네' 하다간 낭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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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본 보험분쟁 "전화상담 '네~네' 하다간 낭패"
고지의무 위반 이유로 보험금 지급 거절 빈번대법 약관 해석시 보험사 불이익 원칙 유지약관 명확히 이해하고 가입해야 불이익 피해
이데일리 | 전재욱 | 입력 2015.09.21. 07: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보험사는 사고나 피해가 발생하면 보험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소송도 불사한다. 이때 보험금 지급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약관’이다. 법원은 ‘약관에 규정한 보상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적용한다’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지만 보험 약관을 꼼꼼히 챙겨보지 않았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보험사와 소비자간 분쟁사례를 판례를 통해 살펴봤다.
◇“네~네 하다가 보험금 날리기도”
임모씨는 2012년 2월 보험사 텔레마케터의 전화를 대충 받았다가 낭패를 봤다. 상담원이 보험상품 설명이 길어지자 ‘예~예’ 하면서 넘기다가 ‘약관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하고 통화를 마친 게 화근이었다.
전화상담을 통해 화재보험에 가입한지 한달만에 임씨의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 임씨는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냈다.
임씨는 상담원의 ‘벽돌건물이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지만 임씨의 집은 슬레이트 구조였다. 임씨는 법정에서 “상담원 말이 빨랐고, 바빠서 제대로 못들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상담원이 성실히 설명했고, 임씨가 수십 년 거주한 집을 벽돌집으로 착각할 리 없는 점을 들어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임씨처럼 고지의무를 위반하면 상법 제651조에 따라 보험계약도 해지된다. 김모씨는 지난해 보험상품에 가입하면서 무릎수술 전력은 고지했지만 수술이후에 3차례 입원했던 사실을 누락했다. 김씨는 질환이 재발하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 당한 것은 물론, 계약도 해지당했다.
법원은 김씨가 보험 약관에 명시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고지 의무를 위반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보험사 11곳 가입..보험사기 아니다”
아프지 않은데 입원하고 보험금을 타내면 계약 위반일 뿐 아니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소위 ‘나이롱환자’는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는 무효’에 해당한다.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으로 체결한 보험계약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나이롱환자는 어떻게 구별할까. 당뇨를 앓던 배모씨는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에 780일 동안 입원하고 보험금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 보험사는 배씨가 꾀병을 부려 211일을 더 입원했다며 보험금 반환소송을 냈다.
법원은 “배씨는 주관적 필요에 따라 입원을 한 것이지 객관적으로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83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보험사 11곳에 가입해 보험금을 지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사가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사례도 있다.
송모씨는 2010년 3월부터 1년 사이 세 차례 입원하고, 보험사 11곳에서 7000만원을 받았다. 보험사 한 곳이 송씨의 행적이 의심스럽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50대의 송씨가 건강을 우려해 보험을 여럿 들 수 있고, 세 차례 입원한 이유가 각기 다른 질환 때문이었다는 이유로 송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보험계약이 여러 건이고, 보험료가 많고, 사고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해서 보험금을 노린 계약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례를 유지해오고 있다.
◇법원 “애매할 땐 보험사에 불리하게”
배씨와 송씨의 사례처럼, 보험약관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부가 갈린다.
현재 대법원은 ‘약관 해석에 있어서의 작성자(보험사) 불이익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9월 자살한 김모씨의 유족은 보험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했다.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는 보험사고가 아니라는 약관 조항 문제였다.
험금을 포기했던 유족은 ‘약관에 자살면책조항이 있으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금융감독원 유권해석을 접하고 소송을 냈다.
해당 보험사 약관에는 ‘보험계약 2년이 지나 자살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단서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보험사는 자살에 대한 면책조항이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의심스러우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보험사)에게 불리하게’라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유족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봉중 손해보험협회 홍보부장은 “약관을 쉽게 다듬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분쟁이 발생했을 때 관건이 되는 법적인 표현까지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보험계약도 민법상의 계약이므로 계약자가 기본적인 계약 내용이 담긴 약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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