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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고령화-저금리로 노후 생활비 부족 연금에 눈 돌리는 20~30대
작성자 | 불루데스크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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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금리로 노후 생활비 부족 연금에 눈 돌리는 20~30대 | 다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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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금리로 노후 생활비 부족 연금에 눈 돌리는 20~30대

이코노미조선 | 김치완 한화생명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입력2016.04.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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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저축이 부담스럽고 월급에서 보험료가 나가는 것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진 : 조선일보 DB>

‘러브레터’ ‘인터스텔라’ ‘매드멕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 모두 2016년 1월 재개봉한 영화다. 이 밖에도 지난해 ‘이터널 선샤인’ ‘백투더 퓨처’ ‘러브액츄얼리’ 등이 재개봉해 관객을 다시 만났다. 특히 지난해 11월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은 10년 전 첫개봉 때보다 두 배 많은 31만 관객을 동원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재개봉 영화들이 흥행 대열에 오르면서 영화 재개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필자의 경우, 1995년 국내에 개봉했던 ‘중경삼림(重慶森林)’이란 영화를 2013년에 다시 본 기억이 있다. 첫 개봉 때는 캐릭터도 그렇고, 줄거리도 잘 공감이 가지 않았다. 영화를 봤다는 친구들도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재밌게 봤다는 사람들도 그랬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8년 뒤 같은 영화를 보면서 예전과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처음 봤을 때 전혀 이해되지 않던 캐릭터들의 심리가 마음에 와 닿고, 영화 속 대사가 며칠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걸 보면 분명 학창 시절 봤을 때와는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다.


“연금 있었으면 일흔 넘어 택시 몰까”

영화 자체는 바뀐 것 없이 그대로인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면 왜 이렇게 새롭고 다르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영화를 대하는 관객, 즉 나 자신의 나이와 인생 경험, 처한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면 노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어떨까. 은퇴 준비에 대한 생각도 우리가 처한 입장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까.

얼마 전 급한 볼 일이 있어 택시를 탄 적이 있다. 기사 분과 이러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필자가 은퇴 설계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기사 분이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어르신이 머리도 검고 숱도 많고 해서 많아야 60대 중반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분 연세는 필자 생각보다 10년이나 더 많았다. 공무원으로 정년을 다 채워 퇴직하고 개인 사업도 했다는 이분은 퇴임 때 인사담당자가 연금 수령을 강력히 권유했음에도 고집을 부려 일시금으로 받았단다. 그때 연금으로 신청했었어야 했는데, 생각 없이 일시금으로 찾아서 두고두고 후회 중이라는 것이다. ‘누가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겠느냐’는 말씀과 함께 ‘연금이라도 있으면 일흔 넘은 나이에 택시 몰 일이 뭐 있겠냐’는 것이 이분 말씀의 요지였다.

생각난 김에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공무원의 연금 수급 비중 추이를 살펴봤다. 19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연금 선택자는 30%대에 지나지 않았다. 대다수가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받아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당시 시중 금리가 20%대 중반이었음을 감안하면 납득이 된다. 이후 고령화와 저금리로 대변되는 급격한 환경 변화는 은퇴자들로 하여금 평생 생활비가 지급되는 연금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현재 공무원연금의 연금 선택 비중은 95.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자 대부분이 연금을 선택한다.


부모세대 보며 젊은층 미리미리 연금 가입

선진국들의 고령화 추세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이뤄졌다. 그래서 일부 유럽 복지선진국 중에는 연금제도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는 나라도 있다. 이렇다 보니 노후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하는 문화가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 다르다. 은퇴하고 나서 연금만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부모 세대를 본 경험 자체가 전무(全無)하다. 따라서 노후 준비에 대한 막연한 인식은 있지만 실질적 준비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고 서투른 경우가 많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누적 수급자가 400만명을 넘은 국민연금이 이러한 인식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적더라도 매달 나오는 연금의 소중함을 체감하는 어르신들이 주변에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부터는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완전노령연금은 국민연금을 20년 이상 납입한 가입자가 받는 연금으로, 1인당 월평균 수령액은 88만3610원에 이른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월 연금수령액 분포를 보면 100만원 이상 비중이 30.3%로 가장 많고, 60만원 이상 수급자는 86.7%에 달한다.

소득 수준이 높은 전문직이 아닌 이상 일반인 근로자가 매달 100만원의 용돈을 부모님께 드리기란 쉽지 않다. 연금이 효자란 말이 나온 이유다. 이제 우리는 ‘자산사회(Asset Society)’가 아니라 ‘연금사회(Pension Society)’란 말을 쓴다. 얼마나 큰 집에 사는지, 봉양해 줄 자식이 몇 명인지보다 실질적으로 내 통장에 매달 들어오는 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다층소득보장제도의 짧은 역사를 감안할 때 현재 연금을 수령하고 계신 어르신들은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시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 공적연금이 됐든, 사적연금이 됐든, 노후 소득을 충분히 준비해 두지 않을 경우의 노후는 고단할 수밖에 없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근로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역(자식) 세대의 인식은 은퇴하고 연금을 받는 부모 세대를 보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젊을 때는 저축이 부담스럽고 월급에서 보험료가 나가는 것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나중에 진짜 도움이 될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절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문가들과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영화야 재개봉하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보면 그만이지만 소중한 우리네 인생은 한 번뿐이기 때문이다.



▒ 김치완
고려대 국제경영학과,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비하인드 은퇴스토리> 등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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