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은 퇴직금과 비슷한 형태.. DC형은 운용 성과 따라 액수 달라
연봉 인상률 3% 넘으면 DB형 3% 넘지 않으면 DC형 유리조선비즈|안중현 기자|입력2016.08.2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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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박모씨는 퇴직연금 운용을 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확정급여형(DB형·회사에 운용 책임이 있는 형태)만 운영하던 회사가 최근 확정기여형(DC형·개인에게 운용 책임이 있는 형태)도 선택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둘의 차이가 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할뿐더러 DC형을 선택하면 직접 연금을 굴려야 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제도는 매월 일정액의 퇴직 적립금을 회사 외부의 금융회사에 위탁해서 관리·운용하고 퇴직 후 연금으로 받는 제도다. 2005년 12월 도입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만5665곳의 사업장에서 590만여 명이 퇴직연금에 가입했고, 전체 적립금은 약 126조4000억원이다. 1인당 적립금은 2142만원쯤 된다. 하지만 박씨처럼 정작 퇴직연금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DB형·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퇴직연금에 대해 알아봤다.
◇임금피크제 확산 등으로 DC형 가입자 증가세
DB형은 간단히 말해 과거 퇴직금과 같은 형태이고, DC형은 근로자 개인이 운용을 책임져서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 액수가 달라지는 형태다. DB형은 회사의 책임으로 퇴직 적립금을 은행·보험사 등 외부 금융회사에 맡겨 운용한다. 수익이 나도 회사가 갖고, 손실이 나더라도 회사가 책임진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돈에는 차이가 없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퇴직 적립금을 근로자 개인의 퇴직연금 계좌로 보내주고 근로자 자신이 금융회사 선택에서부터 편입 상품까지 직접 골라 운용한다. 근로자가 운용을 책임지기 때문에 퇴직 때 받는 돈이 차이가 날 수 있다. 각 회사는 노사 합의에 따라 DB형과 DC형을 선택할 수 있다. 회사별로 DB형이나 DC형 한쪽만 있는 경우도 있고,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도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연봉 인상률 3%를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DB형을, 그보다 낮으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DC형 퇴직연금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의 연평균 수익률이 2~4% 정도다. 이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으면 위험부담 없는 DB형이, 이보다 낮으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이다. 다만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라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 전에 DC형으로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금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면 DB형은 임금피크제로 인해 줄어든 임금을 적용해 퇴직금을 산출하기 때문에 퇴직금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DC형 가입자가 느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말 DC형 가입자는 38.1%, DB형 가입자는 60.3%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DC형 가입자가 40.4 %로 늘었고, DB형 가입자는 58.2%로 줄었다.
◇"분기에 한 번씩 투자 꾸러미 재조정해야"
DB형을 유지하기로 했다면 근로자는 크게 신경 쓸 것이 없다. 그러나 DC형을 선택하기로 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금융회사 선택에서부터 펀드·채권·예금 등 투자 꾸러미에 담을 상품에 이르기까지 근로자가 모두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근 5년간 금융회사별 DC형 연평균 수익률을 따져 보면 최소 2.35%에서 최대 4.15%까지 다양하다. 퇴직연금은 장기 상품이어서 연 수익률 차이가 적어도 나중에 받게 되는 금액은 많은 차이가 난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홈페이지(www.moel.go.kr/pension)를 방문하면 금융회사별, 퇴직연금 형태별 수익률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다만 모든 금융회사가 선택 가능한 건 아니다. 회사에 따라 업무의 편의를 위해 은행·증권·보험 등 각 업종에서 몇몇 금융회사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회사가 가입자의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지만, 퇴직연금 가입자 자신이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 꾸러미를 꾸준히 재조정하는 가입자는 100명 중 대여섯 명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시장의 경향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도 방관하고 있으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분기별로 한 번씩은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꾸러미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직 땐 개인형 퇴직연금(IRP) 활용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이용하면 만약 직장을 옮기거나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가 됐을 때 퇴직금을 자신 명의의 IRP 계좌에 적립해서 연금 또는 일시금 등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세금도 절약할 수 있다. 퇴직금을 일시에 받는 경우엔 퇴직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퇴직금을 IRP에 이체한 다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을 경우 퇴직 소득세를 경감받을 수 있다.
IRP에 근로자 개인이 연간 1800만원까지 추가 납부할 수도 있고, 이 중 연금저축 계좌와 퇴직연금 계좌에 넣은 금액을 합쳐 최대 700만원까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IRP는 DC형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알아서 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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